관객과 배우

새해인사_ 간성수현( 懇誠遂顯 )

갑자기여인 2017. 12. 28. 21:27

새해 인사

간성수현

 

 

이 친구가 웬 일이지?

우리가 분당으로 이사오기 전, 그 전에 반포에 살 때 연락하고는 처음이네

그럼 옛날 친구지, 중2때 한 반 했었어. 이 친구가 장가갈 때도 내가 갔었는데,

서해안 쪽이었나, 주소에 '평택시...'라고 있네

그래 맞어 그땐 시골이었어,

생각나는 게 있어.

그 친구의 전통혼례를 치루고 잔치를 하는데, 신랑 발바닥을 묶어놓고 문답하는 것 있지. 여러가지를 묻고 대답하던 중,

그때 들은 이 말이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해,

방망이를 든 사람이 신부에게 물었지  "자식을 몇이냐 두겠냐"고 하니까  새색시의 대답은  "하나님이 주시는 대로 낳겠다"고 했어

흰사각 봉투를 뜯으며, 혹시 안좋은 내용은 아닐까 잠시 공기가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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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건승이니?

어디 아픈 덴 없지

아 네 편지 받고, 아, 특별한 일 있나, 다 늙었지 뭐

사무실 다 걷어치우고 뭘 해, 시골? 너 결혼했던 거기냐?

법대 애들과 같이 나도 갔었어, 야 한 번 만나야지.

내가 가야지, 특별한 병은 없고 잘 걸어다니고 있어.  건승이 참 오랜만이다. 응 교장으로 퇴임했어, 잘 하긴, 그래서 넌 집에만 있어, 그렇지 야 아이들은 몇이니?  2남4녀라고 다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아 그렇구나 6·25 전에 우리가 같은 반 했어. 오오 반갑다 반가워

난 아들만 형제야, 내 주소 어떻게 알았니? 오 그랬구나

죽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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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사각봉투 속엔 정성스레 쓴 사자성어와 손편지가 들어있었다.

 

"옛글에 智地는 玄奧하나 感懇誠而遂顯이라 하였고

성경에는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간절한 정성(懇誠), 부르짖는 기도는 우리가 하고저하는 일에 있어 절대적인 필요요인이 된다고 사료됩니다.

새해에 간성과 기도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성사수현(成事遂顯)되는 복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지智地(지혜)는 현오玄奧(그윽하고 깊음)하여 간성懇誠(간곡하고 성실함)에

                                                                                       감동되면 마침내 나타난다 (블로그 벽천당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