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마음을 만져주어
꽃이 마음을 만져주어
꽃이 마음을 만져주어
꽃이 마음을 만져주어
꽃에게로 다가가
꽃에게로 다가가
꽃에게로 다가가
꽃을 만져보면
빛깔도 곱다
빛깔도 곱기도 해라
꽃을 만지다가
꽃을 만지다가
빛깔을 만질 수 있다니!
꽃이 나를 만져주어
꽃이 나를 만져주어
꽃이 나를 만져주어
농약상회에서
치마 아욱
마니따 고추
장한 열무
제초대첩 제초제
부메랑 살충제
아리랑 쥐약
먹을 것 생산해줄 씨앗들과
먹을 것 먹어치우는 것들 죽일 약들
극명하게 갈라놓았다
먹을 수 없게 상한 것들에서
역한 냄새를 맡는 내 감각
반성해보다
슈펴 옥수수
슈퍼 콩
슈퍼 소
꼭 그래야만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다면
차라리
사람들이 작아지는 방법을 연구해보면 어떨까
양증맞을 집, 밥그릇, 저수지, 인공의 날개,
나뭇가지 위에서의 잠, 하늘에서의 사랑
무엇보다도 플, 새, 물고기들에게도 겸손해질 수 있겠지
계산대 앞에서
푸른빛 쏟아질 듯
흔들리는 아욱 씨앗 소리
저 달장아찌 누가 박아놓았나
맘 마중 나오는 달정거장
길이 있어
어머니도 혼자 살고 나도 혼자 산다
혼자 사는 달
시린 바다
저 달장아찌 누가 박아놓았나
'관객과 배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 항아리를 채우는 기쁨_성녀 마리아 파우스티나 코발스카의 기도문 (0) | 2020.03.18 |
---|---|
마스크와 홍매화 (0) | 2020.03.15 |
재미있고 흥미로운 전통 건축에 깃든 우리말 (0) | 2020.03.11 |
박종해 시인의 대표작_山頂에서 외 4편 (0) | 2020.03.09 |
이끼 꽃 피었어요 (0) | 2020.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