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늦게 깨달아

갑자기여인 2021. 7. 9. 17:35

아파트 건너편에 얕으막한 산이 있어 늘상 그곳을 옆구리에 끼고서 걷는데,

책에서만 보던 두엄더미를 만났습니다. 경이로운 마음까지 생기더군요.

썩은 냄새가 나지않을까 마스크를 올렸다내렸다 했습니다.

텃밭 주인은 쌓아놓은 두엄더미를 골고루 헤치며 섞어 넣기와 뒤집기를 하고 있습니다.

 

 

 

 

밤나무, 때죽나무, 떡깔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등 낙엽들과 잡풀, 여러가지를 모아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골고루 뿌려 쌓아 둡니다. 적당한 때 덮어놓은 비닐을 벗기고 썩힌 것들을 뒤집고 다시 섞고를 몇번을 반복해야  좋은 천연 비료를 만들수 있답니다. 식물이 자라는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줘 좋은 수확물을 가져올 것입니다.

 

허영자 시인의 <두엄>이란 시를 옮깁니다

 

      꽃나무가 아름다운 것은/그 뿌리 밑에/두엄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의 두엄입니다//예수도/석가도/인류의 두엄입니다//

      두엄이 있어서/아이들은/저리 어여쁘고//두엄이 있어서/인류는/멸망 대신 사랑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