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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의 <마지막 기도>를관객과 배우 2023. 3. 8. 01:16
<마지막 기도>정호승
파르르 분노에 떨며 주먹이 칼이 되던
모든 순간은 꽃이 되기를
절망의 벽을 내리치며
벽과 함께 와르르 무너져 내려
잠 못 이루던 순간은 모두 바람이 되기를
시궁창 바닥 같은 내 혀끝에 고여 있던
모든 증오와 보복의 말들은 함박눈이 되기를
의상대 소나무 가지 끝에 앉아 눈을 맞으며
동해를 바라보던 작은 새처럼
인내는 웅크린 눈송이가 되어
흙의 가장 깊은 뿌리에 가 닿기를
창밖에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고
커피 물 끓이는 동안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봄이 오지 않아도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용서에도
붉은 진달래가 피어나기를
S에게, 우리는 한 단체에서 오랫동안 지내고 있죠. 오늘 쌓여 있던 묵은 마음을 털어 내면서 후회와 반성을 했습니다.크든작든 어느 곳에서나 생기는 다툼과 분열, 그 것들이 세월을 많이 흡수해 가라앉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주변 핑계 삼지말고 어제의 마음도 털어버리고 공평과 화평을 위하여 함께 해요. 정호승 시인의 <마지막 기도>를 소리내어 읽으며, 하트모양 오브제에 심어놓은 반려식물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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