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17

최영미_<시(詩)>

「시(詩)」_최영미 나는 내 시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때 꼬깃한 지폐 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 원 한 장의 푸르름 나는 내 시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 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 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시 반지하 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 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 있는 하느님, 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박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뚝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 아니라 사람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 범벅한 사연을 끌어안고 ..

관객과 배우 2022.06.23

"모두의 기도"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지켜 주소서" 직장생활로 집을 떠나는 용주의 기도문이다. ↓이렇게 예쁘고 귀엽던 녀석이 학교와 군생활도 마치고 당당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성장하였음을 먼저 하나님께 감사 기도 합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토트넘 훗스퍼 구단 훈련장 앞에서 손흥민과 이영표가 함께 찍은 사진(조선일보에서)을 보니, 용주가 유학시절 할아버지께 선물로 보낸 TOTTENHAM HOTSPUR라는 엠블럼이 있는 텀블러가 눈에 띈다. 잘 사용하다가 어느 훗날에 용주에게 다시 선물하려고 한다. "가슴마다 파도친다 우리들의 젊은이 눈동자에 어리운다 우리들의 푸른 꿈 하늘같이 높푸르자 우리들의 젊은이 바다같이 넓고 깊자 우리들의 사랑이 화산같이 타오르자 우리들의 젊은이 폭포같이 줄기차자 우..

가족이야기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