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반지
안녕하세요?
유난이도 춥고 눈이 많이 오던 겨울이었지요? 계절로 봐서는 추위가 물러갈 때가 아니지만 자식들 고생 할까봐 따듯한 날을 택하여
이승을 하직하신 시어머님은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날 것을 예감하고 계셨나 봐요 시골 우리집과 유난히도 우애가 좋으신
동생집에서 2달 가까이 머무르시고, 설에는 큰 아들 집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 손부의 세배를 받으시고, 손자, 손부는 만원을
아들 며느리 에게는 오천원 씩 마지막 세배돈을 주시고, 앞서간 딸의 외손녀를 오라고 하여 만나 반가움과 안스러움에 눈물지으시고, 외손외손자 에게는 언제 오냐며 3월 1일 만나기로 약속을 받아놓고, 입으셨던 옷가지는 얌전이 접어 정리 해 두시고,
점심 식사 맛있게 드시고는 한잠 잘란다 하고 침대에 누우셔서 주무시는 듯 세상의 연을 끊고 평화스렵게 잠드신 어머님!
싸늘하게 식은 어머님을 마지막으로 뵈올때는 평소에 없던 반짝이는 황금 반지가 손가락에 끼여 있었어요.
설을 앞두고 반지가 끼고 싶다고 하셔서 아들이 그 나이에 며느리들 한테 미안하지 않냐고 하니 , 그렇긴 한데 그래도 끼고 싶구나 하시더래요.
몇개 안돼는 패물을 일찍이 며느리들 에게 나눠 주시고는 허전 했나봐요.
남편이 반지를 사드리며 며느리 에게는 내가 해 줬다는 말 하지 말라고 하셔서 제 앞에서는 끼지도 못하시고 며느리가 돌아간 설날 오후부터
일주일 동안 반지를 끼셨대요 평소 너무 검소하게 사셨던 어머님이 반지가 끼고 싶으신 의미는 무엇이엇을까요?
그 일주일은 행복하셨을까요?
내가 그렇게 못된 며느리 였을까? 하는 회한에 오열했지만 그 일주일이 행복했다면 저도 행복해야 겠지요.
믿지않는 시댁에서 위문예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날 주셔서 오가는 분들께 미안해 하지 않도록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시더니 삼우날은 못내 발길을 돌리지 못하시는지 가랑비를 내려주셨어요.
바쁘신 중에도 몸소 찿아주시고 위로해 주신것을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