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호박꽃/이해인

갑자기여인 2012. 8. 3. 22:45

  호박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예전엔 잘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나를 닮아서일까요

 

  요즘은 퍽 예쁩니다

  나를 닮아서일까요

 

 

                                

   

호박꽃/이해인

 

아이를 많이 낳아 키워서

더욱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엄마 같은 꽃

 

까다롭지 않아 친구가 많은 게야

웬만한 근심 걱정은

다 묻어 버린 게야

호들갑을 떨지 않고서도

기쁨을 노래할 줄 아는 꽃

 

사랑의 꿈 가득 담고

어디든지 뻗어 가는

노오란 평화여

순하디순한 용서의 눈빛이여

 

『꽃으로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이해인 꽃시집 중에서

 

                                     2010년8월29일 갑자기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