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견딜 만큼/정란희

갑자기여인 2013. 8. 2. 20:56

 

견딜 만큼

 

                정란희(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 부회장 한국예총성남지부이사

                          저서『분수의 노래』외 다수)

 

시작 뒤로 끝이

끝을 따라 시작이

천천히 흐르고

 

어느 해던가

처마 아래 집짓고

새끼 기르던 봄

여름 손을 맞잡고

한바탕

가을 저녁노을 아래서

 

견딜 만큼 행복했다

 

눈 덮인 숲엔

추억이 내리고

부드러운 땅은 빠르게

쏟아지는 별들을 꿈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