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행복한 겨울

갑자기여인 2014. 1. 15. 08:48

 

....................물론 저장된 사진들 중, 아래 사진같이 "소꿉놀이"라는 예쁜 사진도 있었습니다.

꽃분홍 철쭉과 흰빛 철쭉, 보랏빛 라이락꽃, 흰빛 크로바꽃, 단풍나무꽃, 잎 개나리 줄기, 벚나무잎, 솔방울, 이끼풀, 뒤똥나무가지

따뜻한 어느 봄날

소녀와 소년은 모래 위에서 소꿉놀이하며

훗날까지 서로의 첫사랑이 될 것을 약속하지 않았을까요.

 

 

 

   '서울 아침 영하 10도, 모레까지 강추위 계속, 온종일 영하권 날씨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기상청은 발표하였습니다. 가뜩이나 감기에 잘 걸리는데 또 영하의 날씨라니 저는 겁이 났습니다. 목도 따갑고 머리도 아픈 듯 늦잠에서 깨어 아침밥 겸 점심으로 해결했습니다.

   사실 오늘 중요한 모임도 있고 오후에 운동할 계획도 있었는데 그냥 방콕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임을 가지게 됩니다. 자신을 포함한 다른 한 사람과 그 이상의 사람과 함께 때와 곳을 정하여 모이는 행위를 모임이라고 하지요. 모임도 그 성격에 따라 다 다르겠지요.

   얼마 전만해도 밥 먹고 수다 떨다 들어오는 모임은 시간이 아까워 잘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젠 어떤 목적이 있는 복잡한 모임이 싫어졌습니다. 누군가가 옳고 누군가가 틀리다는 관계 속에서 편 가림하고 땅따먹기식의 현실이 내재되어 있는 곳,  또 거기서 그런 상황을 바로 잡아야한다며 나서기 좋아하던 자신의 모양새가 이젠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던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맛있는 식사하며, 친구의 사돈집이나 또 그 사돈의 사돈집 얘기, 동네 친구의 주변과 그 사방팔방까지 널려진 얘기 듣기가 훨씬 더 낫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느꼈습니다. 남의 이야기란 듣기만 해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걸 옮기는 문과출신의 전달자, 재치 있는 언어표현은 TV 드라마를 보는 듯 순간을 충족시키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 졌습니다. 사실 전 오늘 복잡한 일을 잊기 위해 몰두가 필요했습니다.

   책장정리를 할까하다가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2000년도에 컴퓨터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디지털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마치 사진작가 인양 마구 찍었습니다. 뭐 필름 값도 들지 않고 해서 말입니다. 몇 년 동안 그걸 전부 다 저장해 놓았으니.

   파일 하나씩 재검토하며 버릴 것을 삭제 하다 보니, 전부 다 버릴 것뿐이었습니다.

   제자신도 세월만큼이나 이것저것 전부 다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원망, 분노, 미움, 아까워하던 것, 너무 지나치게 좋아하던 것, 그저 그랬던 것 등을 포함해 현재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삭제해 볼 것입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새롭게 성장하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