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시집_<멈춰 서서>_산과 나
『멈춰 서서』이우환 시집
산과 나/이우환
그러나 나와 산은
서로 본다는 것의
나는 산을 본다 공간 안에 있다
산은 나를 본다
공간의 폭 안에서
어느덧 산에 나를 보고 나와 산은 어울리고
내 안에 산이 부푼다 겨루어가면서
더욱 내가 되고
저기에 있는 산과 더욱 산이 된다
내가 본 산이
같지 않은 것처럼 어느덧 산은 산으로 돌아가고
나는 나로 돌아온다
이곳에 있는 나와
산이 본 나도 산은 나를 보지 않는다
어긋나 있음에 틀림없다 나는 산을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