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세상살이

갑자기여인 2019. 1. 22. 19:30

 

세상살이 (수정)

이원화

 

 

오후부터 날씨가 조금 풀린다 하여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탄천을 끼고 걷는데

강 건너에 알록달록한 것이 보입니다

 

싸늘한 초겨울 바람에 걸터앉은 앞산과

눈 맞춰 이야기 나누는데

인기척이 납니다

 

초록 빗자루, 분홍 잠자리채를 세우고 파란 플라스틱 물통, 노랑비닐 주머니, 긴 장화, 큰 삽을 자전거에 싣고 기다란 집게를 들고 있는 아저씨

 

-안녕하세요, 추운 날씨에 수고가 많으세요?

-네

-이제부턴 쓰레기를 절대로 버리면 안 되겠어요

-아니요

 

아저씨는 자전거와 함께 앞 서 갑니다

 

-쓰레기 없으면 우리 밥줄 끊어져요

 

 

 <세상살이>(원고)

 

 

오후부터 날씨가 조금 풀린다고 해서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탄천을 끼고 걷는데

맞은 편에 알록달록한 것을 싣고 있는 자전거가 보입니다

 

 

싸늘하게 찬 바람를 깔고 있는 앞산과  

눈 맞춰

이야기를 나누는데

곁에 인기척이 납니다

 

 

초록빛 빗자루, 분홍색 잠자리 채 세우고 하늘빛 플라스틱 물통, 노랑비닐 주머니, 긴 장화, 큰 삽, 큰 집게를 실은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아저씨

 

 

-안녕하세요? 추운 날씨에 수고가 많으세요

-네

-이제부턴 쓰레기를 절대로 버리면 안 되겠어요?

-아니요

 

 

아저씨는 자전거와 함께 앞 서 갑니다

 

 

-쓰레기가 없으면 우리 밥줄도 끊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