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이해인, <어느 조가비의 노래> - 귀한 선물 고맙습니다

갑자기여인 2020. 2. 18. 21:55

비워내고 단단해진 저 조가비처럼_이해인

 

                                                            ↘ 이해인 수녀님께서 제작하여 보내주신 조가비

 

바다 어머니

흰모래밭에 엎디어

모래처럼 부드러운 침묵 속에

그리움을 참고 참아

진주로 키우려고 했습니다

 

밤낮으로 파도에 밀려온

아픔의 세월 속에

이만큼 비워내고

이만큼 단단해진 제 모습을

자랑스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못다 이룬 꿈들

못다 한 말들 때문에

슬퍼하거나 애태우지 않으렵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니

가슴속에 고요한 섬 하나 들여놓고

조금씩 기쁨의 별을 키우라고

먼 데서도 일러주시는 푸른 어머니

비어서 더욱 출렁이는 마음에

자꾸 고여오는 넓고 깊은 사랑은

저는 어떻게 감당할까요?

 

이 세상 하얀 모래밭에 그 사랑을

두고두고 쏟아낼 수밖에 없는

저의 이름은 '작은 기쁨'조가비

하늘과 바다로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흰구름'조가비입니다

 

                                                                                           ↘ 조가비 뒷면에 있는 성경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