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김관식, 이향미, 손영순의 동시

갑자기여인 2020. 10. 1. 12:57

月刊文學》620  2020년10월에서 옮김

 

<동시>

 

                                                                     

송이버섯_김관식  

                        

울진 계곡

맑은 물소리

금강소나무 아래

송이버섯

송송송

 

수북수북 솔잎 아래

송이버섯

꼭꼭 숨어 자랐다

솔향기

솔솔솔

 

아무리 꼭꼭 숨어도

산마을 사람들은

금방 찾아낸다

벌름벌름

 

술래가 찾아낸

송이들

뿔뿔이 삿갓 쓰고

시장 구경 나왔다

 

술래가 못 찾은

송이들

금강송이 달고나

자나가는 솔바람

군침 흘리고 간다

 

 

 

호박넝쿨_이향미 

                                 

 

곰살 곰살

기어가다

알 하나 낳고

 

살곰살곰

살피다가

또 한 알 낳고

 

어디 어디

또 낳을까

고운 자리 찾는다

 

해반천_손영순(김해)

 

맑고맑은 해반천 속에는 파란 하늘이 숨어 있다

어리연꽃 꽃밭 속에도 파란 하늘이 숨어 있다

심술궂은 회오리바람 하늘을 지우려고 장난을 쳐도

해반천 속 파란 하늘은 모르는 척 숨어 있다

 

해반천 갈대숲 속에는 새끼오리가 숨어 있다

어리연꽃 꽃밭 속에도 어린 물닭이 숨어 있다

지나가던 개구쟁이들 입 모아 소리치며 겁을 주어도

엄마 품속 어린 세끼들 모르는 척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