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일본 만화를 처음으로 만나다

갑자기여인 2020. 12. 21. 20:46

 

우연히 일본의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를 알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고독한 미식가》, 《아버지》, 《열네살》, 《개를 기르다 》 등이 있다. 다니구치 지로는 "시시한 일상의 사소한 일로 보이는 것도 깊이 관찰하다보면 거기서 하나의 이야기가 떠 오릅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포착해서 한 편의 만화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라고.

 

일본 푸드 저널리스트 히라마츠 요코가 쓴 《일본 맛집 산책 》에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을 그렸고 김대환이 옮겼다 

봄에 먹는  튀김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지금 튀김을 먹지 않으면 언제 먹을래?" 풍미와 향기가 일체 달아나지 못하도록 꼭꼭 가둔다. 그것이 튀김의 참다운 맛이다. 여하튼 봄의 맛은 강요하듯 다가오지 않는다. 씁쓸함이나 알싸함도 아무 생각 없이 있다보면 슬그머니 달아나버린다. 따라서 그 맛을 통째로 전부 가두어놓으려면 튀김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한편 민들레 오므라이스는 이벤트성이 강하다. 플레인 오믈렛이 닭고기와 양파, 머시룸, 완두콩을 넣은 케첩라이스 위에 살포시 얹혀 있다. 탱글탱글하게 흔들리는 민들레 오므라이스를 숟가락 끝으로 톡 터뜨리면 끈적끈적하게 흘러나오는 반숙란, 그것을 다시 무자비하게 위아래로 눌러가며 펼친다.  플레인 오믈렛이 가슴을 활짝 벌리면 반숙란의  바다가 퍼지면서 케첩라이스를 푹 감싸버린다. 온통 노란색 일색의 꽃밭에 온 것 같은 황홀한 세계가 펼쳐진다. 맞은편의 두 사람을 보니 이미 자기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