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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의 집/이재훈관객과 배우 2024. 3. 6. 14:02
햇살의 집 햇살이 술을 마신다. 거리는 방금 목욕을 한 것처럼 뽀 얗다. 나는 버스 안에 앉아 술에 취해 이글거리는 햇살을 본다. 한 소녀가 버스에 오르며 묻는다. 이 버스는 천국 으로 가나요? 햇살이 일그러지고 사람들이 비틀거린다.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 동상이 흠 칫 움직인다. 칼자루를 놓고 싶다. 후손들아! 꽃잎이 비 틀거리며 이글거리는 햇살 속으로 날아간다. 차창 밖으 로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사람들이 와 좋아한다. 나도 꽃 잎이 되고 싶어요! 아가씨가 황급히 벨을 누른다. 햇살은 집이 없다. 사방 어디를 가도 햇살이 누워 있다. 나는 집 없는 햇살이 시큼한 솔내를 풍기며 창가로 살짝 몸을 기 대는 것을 보았다. 잠이 온다. 저 햇살에 집을 주고 같이 무너져내리고 싶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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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핀 민들레 홀씨관객과 배우 2024. 2. 25. 00:18
갑자기 내린 폭설로 겨울 민들레 홀씨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2월22일, 우리집 동네에서 찍은 그림 ↓ ↑ 아파트 뒷베란다에서 ↑ 민들레 홀씨 닮은 느티나무 모습, 제일 아름답다 ↑ 왕벚꽃나무의 움튼 꽃눈, 화아(花芽) 위에 쌓인 눈꽃 ↑ 13층 앞 베란다에서 보이는 야트막한 앞산 ↗ 탄천에 핀 눈꽃나무 반영에 숨은 징검다리 ↗ 불곡산의 겨울 모습과 탄천에 핀 눈꽃 가로수, 벚꽃이 피었나 잠시 착각에 빠졌다가 넘어질뻔, 영심 동생을 꽉 잡았다 ↑ 폭설 날씨에 걷는 저 사람과 동행하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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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뜸 들이기관객과 배우 2024. 2. 8. 00:29
뜸 들이기/이어령 뜸을 들인다는 말은 밥을 지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그리고 밥을 지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압니다 밥이 다 되었어도 금세 솥뚜껑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 조금만 참는 것,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것, 거기에서 인생의 참된 맛이 우러나옵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사달라고 조를 때 뜸을 좀 들입시다 아이들이 나쁜 짓을 하더라도 뜸을 들이다가 야단을 칩시다 3분을 못 참아 30분 동안 지은 밥을 설익게 한 적은 없었는지 밥을 지을 때마다 내 아이 뜸 들이기를 조용히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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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사)한국꽃문화협회 제20회정기총회격려사(사)한국꽃문화협회 2024. 2. 5. 23:50
2024년 2월 6일 aT 국화홀 (사)한국 꽃 문화협회 이원화 고문 격려사 오늘 여러분의 손에 놓인 팸플릿 “제20회 정기총회록”을 보는 순간, 2005년에 개최했던 ”제1회 정기총회 기념식의 모든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갑니다. 그때 함께했던 몇 분들의 부재로 어렵고 힘들었지만 여기 계신 여러분 덕분으로 제20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게 되어 본 협회 고문으로서 감사와 보람을 가지게 됩니다. 본협회는 라는 목표를 가지고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은 국내외에서 유일무이한 것입니다. 전통이 없는 현대는 없으며, 미래의 세계가 없는 현대나 전통도 의미가 없습니다. 전통은 현대의 정신적 고향입니다. 전통 오브제가 주는 아름다움과 편안함, 그들이 아름다운 자연물인 꽃과 여러 소재와 만나고 전통과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