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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연못 7
유 경 환 (1936 - 2007. 6. 29)
눈이 왔다
나무는 하얀 모자를 썼고
연못은 눈이 오는 대로 받아 녹였다
차디찬 겨울 하늘이
틈 없이 내려앉은 듯
사방은 고요하다
철새들이 왔다가 그냥 갔다
두 눈 감고
고개 숙인 맨몸의 나무와
마침내 꽁꽁 얼어붙은 연못
봄을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이
이름난 화가가 그려 남긴
그림처럼 보인다
유경환 유고시집 <나무와 연못>에서 일곱번째 시다. 큰딸인 유사라 교수가 2008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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