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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만나지 않아도 좋은 동무 솔잎에게
지난 주말에 갑자기 대낮에 서너시간이 공중에 뜨게 되었어요. 아침에 일을 마치고 오후3~4시에 또 행사가 있었지요.
이 아까운 사간을 어떻게 보낼까 방황하였죠. 글쎄 집에선 하루종일 24시간이 비어있어도 뭐 그다지 아깝다고 느끼지 못하였는데,
집 밖에서의 공백은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마침 영희씨의 권유로 예술의 전당에서 여러 특별전을 감상하였죠. 하늘엔 온통 가을 하늘과 차가운 바람 뿐이었어요.
전화왔다고 떨고있는 핸드백을 열어보니,
"늘 그리움이란/책장을 넘기면/ 떠오르는 사람
사랑을 하지 않았어도/ 어떤 약속이 없어도/가끔씩 생각 속에/ 찾아와서는/ 미소짓게 하는 사람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삶의 가까이/ 삶의 멀리서/ 언제나 훈훈한 정감이/ 가득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
꼭 만나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 떠오르면 그리운 사람들
바라만 보아도 좋은/ 상큼한 과일 같은 사람들" (용혜원의 '꼭 만나지 않아도 좋은 사람' 중)
어제 하나로에서 구입한 시집이 있더라고요.
솔잎은 시인이 말하는 사람 바로 그 사람입니다. 저에겐.
"내 마음에 그려놓은 / 마음이 고운/ 그 사람이 있어서/ 세상은 살맛나고/ 나의 삶은 쓸쓸하지 않습니다" (용혜원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