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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령 1
이원화
게으른 여인도 한번 걸어 볼까하는 시원한
마음에 오리교 아래를 지나 미금교
못 미쳐 간이 수영장까지 걸었다
뾰족한 천막 사이로 아이들 텀벙거리는 소리 들리는 듯
지난 여름 수영장에서 알록한 비키니가 춤추는 순간
저만치 손 내미는 덩이덩이 수크령을 만났다
반갑다 한참
뒤돌아 걸었다
구미교에서 낙생교가 멀리 보이는
흙바닥에 바람이 가득하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바람으로 쓰여 있다
탄천길 산책로
흙길과 막돌길이 수크령 사이에
있다 달맞이꽃
천일홍 닭의장풀이
하늘을 배경으로
있다
눈 뜰 수 없는 은세계
수크령이 은가루 뒤집어 쓰고
찬란한 아침햇살에 속살을 보인다
'뒤돌아 가는 길'
하늘 길에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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