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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에게-서양란같이 튼튼하게 동양란같이 향기를가족이야기 2012. 9. 17. 17:16
사랑하는 손자 용주에게
그곳의 날씨는 건기가 계속되어 매우 덥다고 들었다. 많이 덥지? 혹시 땀띠는 나지 않았니?
네 아빠가 클 때는 엉덩이에 땀띠가 많이 나서 고생을 하곤 했단다. 여기 한국은 가을이 시작되어
산책하기가 매우 좋았는데, 오늘은 태풍이 불어오고 비가 많이 와서 침수당한 집도 많고 또 농산물
피해도 많아서 정말 걱정이다.
사랑하는 용주야
공부하기 힘들지. 네가 지금 다니는 학교가 어떤 학교라는 걸 알고 있지. 여기는 그런 외국인학교에
들어가려고 사람들이 애를 쓰고 있단다.
용주야 너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네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그 이름이 네가 죽을때까지 따라다닌다는 걸
잘 알아야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유년시절 쟈카르타에서 지낸 시간을 자신의 이력에서 빠뜨리지 않고 있는
것 너도 잘 알고 있지.
우리 용주가 벌써 중학생이 되어 참으로 장하고 기쁘단다.
너는 학교에서 키가 큰 서양아이들도 부러워하는 축구팀의 꼴기퍼라는 것,
또 수쿠버다이버 라이센스도 있고,
섹소폰 연주도 하고,
정말 멋진 한국학생으로 자랑스럽다.
아래 그림은 할머니가 찍은 사진이다.
네가 6개월 전에 왔을 때도 있었지. 그 난이 세송이의 꽃을 피웠다.
이름은 황룡금이라는 동양란이다.
네가 거기서 흔히 보는 난은 꽃이 많이 달려있고 모양이나 빛깔이 화려하지만 향기는 없는 서양란이다.
여기 피어있는 꽃은 동양란으로 가냘프면서 곧게 서서 오랫동안 향기를 뿜어내는 아름다운 꽃이란다.
이 황룡금은 다른 난잎과 다르게 황금색 빛을 띄고 있어 고귀함을 더해주고 있다.
용주야 서양란같이 외모가 화려한 것도 중요하지만,
동양란처럼 향기를 퍼뜨려 다른 사람에게 맑고 청초한 멋을 전해주는 것도 훌륭하단다.
할머니의 마음은 용주가 서양란같이 건강해 크고 씩씩하면 좋겠고,
동양란 같이 순수하며 오랜동안 아름다운 향기를 품어 누구에게나 사랑과 평화를 주는 그런 향기로운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하는 용주야
더위를 잘 이기고 건강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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