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받을 것 다 받았네/이원화가족이야기 2015. 2. 22. 02:14
편지3
받을 것 다 받았다
* 구정연휴라서 네 큰동서가 수고했다. 신정 때나 구정 때 혼자서 시댁 식구들과 함께 하느라 고생 많이 했단다.
너희는 외국에서 지내는 것도 힘들텐데, 용주 아범의 직장 책임이 커져 주말부부로 살고 있으니 걱정이다.
빨리 직원들을 보충해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야 할텐데, 아범의 건강이 염려된다.
* 2008년도 여름 너희와 함께 반둥으로 여행했던 사진을 찾다가, 여러가지 사진을 보았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
'용주'는 이미 우리들에게 줄 것은 다 주었구나. 그 녀석의 어릿적 모습을 보니 세상에서 제일 예쁜 재롱과 재주를 펼치면서,
얼마 전에 아범이 얘기한 처럼, 우리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고 생각이 들어.
지금 사춘기가 되어 어른들 마음에 흡족하지 않더라도, 이젠 그 녀석에게 우리 맘에 맞는 것만 달라고 하지말고
그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할 것 같아. 녀석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니 하나하나가 미소와 기쁨을 주며 또 작은 설레임까지 준다.
* TV에서 명화는 왜 그렇게 늦은 시간에 상영할까.
어젯밤 '5일의 마중'이란 영화를 보고 늦게 일어났어. 밖에는 겨울비가 칙칙하게 내리고.
밝은 마음을 가지려고 삶은 만두를 퍽 세련된 불루색 접시에 담았더니, 영 아니라 다시 코닝 접시에 담았단다.
만두는 막접시에, 과일은 화려한 접시에.
* 대여한 책 6권 중 4권만 읽고 반납기한이 되어 도서관으로.
지하주차장에서 우리 차 앞에 주차한 차 때문에 걱정, 차타고 나가던 청년 다시 차에서 내려 도와주고 간다.
너희도 작은 일부터 남을 배려하며 살겠지.
*연휴 며칠동안 삼시세끼 촬영하듯 했더니 꽤 질력나고 힘이 든다.
도서관에서 구미공원으로, 혼자서 겨울비 차 속에서 즐기려 주차하는데, 웬 남자가 손을 흔들고 있네. 가까이 가보니 용주 할아버지
함께 집으로 생선구어 먹었단다.
*다음 등록할 때, 컴퓨터 연구반 신청하여 용주앨범 만들어 줄께.
엄마 역할하기 퍽 힘들지.
'~해라 ~하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해달라 ~해줘라'는 뜻이니 그렇게 하지 말고
'무엇을 줄까 어떻게 줄까'로 생각을 고쳐보아라. 말과 같이 잘 안되는 것 안다. 애쓴다.
변함없는 것은 용주가 우리의 기쁨이고 희망이란 사실이다. 건강하여라.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월 이야기 1_팔순 (0) 2015.06.30 OT는 미술관으로 성큼성큼 (2) (0) 2015.02.23 성당과 호수 (0) 2015.02.11 세분을 추모하며 (0) 2015.01.25 OT는 미술관으로 성큼성큼 (0) 2015.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