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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 봐라, 내 새끼 알밤 주워왔다!_금붕에게
    가족이야기 2018. 7. 26. 23:34

     

    "힘들겠네요,

    혹시 신맛 나는 것을 먹으면 어떨까? 고추장에 식초1+설탕1= 또 매실즙

    혹시, 삼계탕 사다가 국물 마시고 살코기는 위의 양념에 찍어 먹으면 어떨까?

    아니면 무우채 만들어서 밥 비벼 먹으면?

    아무튼 고추장에 풋고추 듬뿍 찍어서, 꼭 먹어요 

    먹으면 안되는 거?

    더위는 많이 먹지 말아요. 배가 나오니까, ???"

     

    오늘은 몇 십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삼복더위에다가  불가마 폭염에다가, 에어컨 없이는 도저히 움직이기 어려운 이 때

    건강한 사람들도 무엇이든 먹고 싶지 않는데, 금붕은 어떠겠어요. 그래도 무엇인든 먹어야합니다.

     

    어젠 무지개에 가서 책 몇권 대여해 오면서, 읽은 책을 또 빌려오고, 동명이인 작가의 다른 책을 빌려오고 또 스마트폰도 놓고 왔답니다.

    열통 속 낮더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문정희 시인의 산문집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를 또다시 읽었습니다. 아래 소개합니다.

     

     

    <밤(栗) 이야기> 문정희

     

    내 어머니는 분명 한쪽 눈이 먼 분이셨다

    어릴 적 운동회 날, 실에 매단 밤 따먹기에 나가

    알밤은 키 큰 아이들이 모두 따가고

    쭉정이 밤 한 톨 겨우 주워온 나를

    이것 봐라, 알밤 주워왔다! 고 외치던 어머니는

    분명 한쪽 눈이 깊숙이 먼 분이셨다

    어머니의 노래는 그 이후에도

    30년도 넘게 계속되었다

    마지막 숨 거두시는 그 순간까지도

    예나 지금이나 쭉정이 맘 한 톨

    남의 발밑에서 겨우 주워오는

    내 손목 치켜세우며

    이것 봐라, 내 새끼 알밤 주워왔다! 고

    사방에 대고 자랑하셨다

     

    우리들은 가장 힘든 때에 서슴없이 "엄마"를 부르곤 하지요.

    "엄마 나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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