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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문불출에서 건진 것
    관객과 배우 2018. 2. 18. 00:34

     

    두문불출에서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를 읽으면서, 이원화 에세이 『꽃, 글, 그 안의 나 』에서 같은 제목의 글이 있음에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대가의 글과 함께 나란히 놓을 수조차 없지만. 두문불출하고 있는 데, 한 번 비교? 해 보리라 마음 먹습니다.

     

    『라면』(=라면을 끓이면서)에서 "수박을 먹는 기쁨은 우선 식칼을 들고 이 검푸른 구형의 과일을 두 쪽으로 가르는데 있다.' 하면서

    "잘 익은 수박은 터질 듯이 팽팽해서, 식칼을 반쯤 밀어넣어도 나머지는 저절로 열린다. 수박이 두 쪽으로 벌어지는 순간,

    '앗' 소리를 지를 여유도 없이 초록은 빨강으로 바뀐다. 한 번의 칼질로 이처럼 선명하게도 세계를 전환시키는 사물은 이 세상에 오직 수박뿐이다.초록의 껍질 속에서, 새카만 씨앗들이 별처럼 박힌 선홍색의 바다가 펼쳐지고, 이 세상에 처음 퍼져낙는 비린 향기가 마루에 가득 찬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한바탕의 완연한 아름다움의 세계가 칼 지나간 자리에서 홀연 나타나고, 나타나서 먹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꽃 』 (= 꽃, 글, 그 안의 나)에서는 " 저렇게 못 생긴 것 속은 왜 빨간색일까, 익었을까, 씨는 있을까 하며 궁금헸었다. 어머니가 사서 들고 온 수박은 큰 쟁반에 놓고 부엌칼을 대면 '쩍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그걸 보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 듯 했다. 빨갛고 예쁜 그 속을 들여다볼 틈도 없이 어머니는 여러 개로 나누어 썰었다. 오빠들과 삼촌의 손은 빨랐다. 삼각모양의 한 조각, 더 먹고 싶은 욕망보다는 내 것으로 갖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다. 속살 다 먹은 껍질부분은 마치 흰 뼈처럼 보였다. 슬펐다."(미완성)

     

     

     

     

     

     

     

     

     

     

     

     

    결론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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