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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설렘으로 Merry Christmas관객과 배우 2024. 12. 8. 17:54
싱싱한 총각무와 쪽파를 보기만 해도 총각김치를 담아 먹고 싶다는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버려진 통나무나 줄기 잎만 봐도 주워서 뭔가 만들고 싶어집니다. 아파트 입구에 빽빽히 있던 편백이 폭설에 꺾이어 경비원이 잘라내고 있습니다. 그 버려진 편백나무 가지를 한 아름 안고 서 있는 엘리베이터 거울 속, 저의 표정은 첫아이 안고서 퇴원하는, 어쩔 줄 모르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싱싱하고 향기 가득한 편백 가지를 다듬어 바구니에 담고 동네 동생이 베트남에서 사 온 컵 받침으로 포인세티아꽃을 대신했고, 어제 아들과 함께 마신 빨간색 컵홀더를 예쁘게 잘라서 픽에 꽂았습니다.
마음이 어수선할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요즈음 세상에. 잊고 살던 설렘을 가지고 성탄절 꽃바구니를 만들었습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 백성 맞아라
온 교회여 다 일어나 다 찬양하여라
다 찬양 찬양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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