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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생 선이야
어떻게 지내고 있니?
전화에서 나오는 음악이 마치 파리의 한 카페에 앉아서 듣는 듯한 멜로디,
또 너의 음성이 긴 드레스 입은 유렵여인의 편안한 모습 같이 안정되고 신선함이 들리네.
아무 탈 없이 잘 있다고 하니 안심되고 반갑다.
어제 오빠네와 함께 성묘갔다왔어. 물론 기도하면서 네 기도도 했단다.
세분이 생존해 계실 때 좋아하시던 빛깔로 흰색, 보라색, 자주색의 꽃을 준비해 가지고 갔어. 다음에는 같이 가도록 날과 시간을 잡자.
선이야, 네가 하는 사업이 날로 번창하고, 늘 건강하여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 시간 내서 꼭 만나자.
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오르고
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
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
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
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
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
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놓은
새해 아침 하늘 위에
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오르고
어머니는 햇살로
내 연실을 끌어올려 주셨다'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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