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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도 충실하게관객과 배우 2011. 2. 8. 22:22
아랫그림은 2009년7월3일에 찍은 것입니다.
두식구의 생활이 너무 무려하고, 특히 외출하였다가 혼자 집에 들어올 때면,너무 적막하고 쓸쓸해 집에 들어오기 싫다고 하였더니,
강아지를 키우면 꼬리치며 반기는 모습에 집에 빨리 들어오고 싶어 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뒤치닥거리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생전에 처음으로 어항에 물고기를 기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먹이도 주고, 전깃불도 일정한 시간에 켜주고, 가끔씩 물때도 없애 주어야했습니다. 어항의 물을 갈아줄 때면 온거실에 물바다를 만들어 미끄러져 다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날밤 잠이 오질 않아 무심코 들여다본 어항 속에 글쎄 '한송이 꽃'이 피었습니다.
그 곁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은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땅에 점같이 작은 꽃씨를 심어보니 알겠습니다. 조그만 것, 힘없이 약
해 보이는 것의 그 대단한 위력을 -작은 것이 작은 것이 아님을 -매일
매순간을 작은 일에 충실하게 살게 하소서.
가끔은 누군가에게서 못마땅한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이를 통해 자신
을 바로 보고 성숙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지혜를 지니게 하소서.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어도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게 하소서. 저도 매일
매일의 삶의 길에서 저를 이기게 하소서. 겸손으로 교만을,사랑으로 미
움을 이기게 하소서. 너그러움으로 옹졸함을, 자신을 내어줌으로 이기
심을 이기게 하소서.
위의 글은 이해인 수녀님이 쓰신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중에서
'작은 일도 충실하게"란 글의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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