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문학회

사랑의 노래/이원화

갑자기여인 2012. 8. 20. 20:32

 

     사랑의 노래  / 이원화

 

 

 

 

 

 

사랑의 노래

이원화 (한결문학회 동인)

 

   음악과 꽃그림이 있는 이메일을 잘 받았습니다. 아침에 산책하면서 순주님이 보내준 메일 속에 들어있는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부르며 옛날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가볍게 불러보니 노래의 가사 몇 군데가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끝까지 기억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크게 멜로디만 따라 소리를 냈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울음이 울렁이며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옛날을 말 하는가, 기쁜 우리 젊은 날, 그때그때가

그리워라' 왜 이렇게 '옛날'이라든지 '젊은 날'이라든지 그런 단어만 나오면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서글퍼 지는 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교 후 초등학교 운동장과 같이 텅 비어있었습니다.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어 노래를 멈추었습니다.

   처음으로 직장을 가진 데서 회식을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미스 리 노래 한번 부르라는 요청에 일어나 부른 적이 있습니다. 그곳은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는 단체였습니다. 신입사원 미스 리는 자신 있게 한 곡조 뽑고 앉았습니다. 참석한 직원들 몇 사람도 불렀습니다. 회식이 끝날 때쯤에 머리칼이 약간 희고 목소리가 저음인 분께서 아까 부른 노래를 다시 또 불러줄 수 없겠냐고 했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는 또 부르면 높은 분에게 아첨하는 것 같고 또 신입사원으로 건방질 것 같아서 거절하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그런데 저에게 다시 부르기를 청했던 분께서는 그날이 직장을 구만두는 날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분은 사랑하는 아내와 이별하고 외국으로 이민을 갔답니다.

   그때 부른 노래가 바로 토셀리의 세레나데인 '사랑의 노래'입니다. 이태리 사람 토셀리가 17세에 작곡한 음악입니다.

   집에 들어와 인터넷을 통해 유명한 성악가가 부른 그 세레나데를 들었습니다. 소프라노의 세련된 음성과 훈련된 기교로 곡의 아름다움을 더 빛내 주지만, 그 노래 가사는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저도 전에는 고음으로 소리만 예쁘게 내면 제일 잘 부르는 줄로만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인 음악 중에서 가사가 있는 것은 가사의 의미와 가사에 숨어 있는 진실함을 잘 표현해야한다고 합니다. 현재 이 '사랑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꿈같은 시절의 마음에 새겨진 사랑과 지난날의 추억 그리고 아픈 이별을 진실 되게 잘 표현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데. 이것 역시 저의 부끄러운 마음일 뿐 멜로디의 높은 고음조차 소리 낼 수가 없습니다. 사십여 년 전에 불렀던 그 노래와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성악가의 노래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실력이지만, 설익고 떫었던 젊은 날의 노래를 재청해 준 그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세월이란 긴 멜로디에 쌓이고 쌓은 체험들, 한 소절 한 마디를 더 합쳐 정성껏 불러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사랑의 노래 들려온다. 옛날을 말 하는가 기쁜 우리 젊은 날 ……

   금빛 같은 달빛이 동산 위에 비치고 정답게 속삭이던 그때그때가 재미로워라

   꿈결과 같이 지나가건만 내 마음에 사무친 그 임 그리워라 사랑아

   노랫소리에 아 ~ 기쁜 우리 젊은 날 '

 

   순주님이 보내준 이메일로 귀한 추억 한 편을 다시 주머니에 담아 넣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