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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달력의 숫자가 30에 가까워지고 있는 오늘 탄천을 걸었다.
강물도 맑고 산책길도 상큼하다.
이곳저곳에서 꽃을 피우느라 경쟁하던 이팝나무도 때죽나무도 쪽동백나무도 그리고 아카시나무와 밤나무도
화려한 흰옷을 벗고 이젠 안정된 푸른 빛으로 평화로워 보인다
비둘기 한마리가 잘 걷지를 못한다
가만히 보니 입에 가는 솔잎 하나를 물고 외줄타기하는 소년 서커스처럼
조심스레 걷고 있다
까치는
입에 한가득 먹이를 물고 까악까악 소릴 내지 못하고
예쁜 찔레꽃잎 닮은 하얀 독버섯은
괭이풀 밑에서 유혹하고 있다
학생들 등굣길에서
샐러리맨이 책을 읽으며 걸어가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 지 보고 싶었지만, 주변 아이들의 반응이 더 궁금했다.
돌다리 돌아 걷는데
황새 두마리가 서로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있다
순간 날아간다. 같은 방향으로
웃음이 나온다
유월을 보내며
여러가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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