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말을 할까요?관객과 배우 2013. 11. 7. 21:22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기요"하며 아기를 안은 여인이 아는 체 하였습니다.
"글쎄"하며 기억이 나질 않는 표정을 하였더니
아기 엄마는 "샌드위치"하며 웃는 것이었습니다.
"어머, 아가씨 애기 낳았어요?"하며 아기와 엄마를 번갈아 보았습니다.
며느리의소개로 단골로 다니는 샌드위치 집 딸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년 넘게 필라 치즈 샌드위치 먹으러 다닌 듯합니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그곳에서 점심 먹으며 커피리필을 했더니,
점심특선에는 아메리카노가 리필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기분이 좋지 않아 좀 뜸하였었습니다.
그곳은 모녀와 딸이 직접 음식을 만들며 서비스하는 작은 집이었습니다.
그녀는 오늘까지만 영업을 하고 아주 문을 닫는다고 하며,
그래서 자기도 지방에서 왔다고 합니다.
친구를 만나자마자 먼저 그 집으로 갔습니다.
'10년 동안 이용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습니다.
부엌에서 손을 흔들며 그녀의 어머니가 인사를 했습니다.
우린 구석에 앉았습니다. 구석이라야 테이블4개뿐인데,
손님들이 다 가버린 뒤에
그 어머니는 우리에게 와서 그동안 고마웠다고 하였습니다.
장소는 작지만 장사는 잘 되는 것 같은데, 왜 그만 두느냐고 했더니
이젠 좀 쉬며 자기도 우리같이 놀러 다니며 살고 싶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그분은 건물 밖까지 나와 "건강 하세요"라고 말하는데
나는 무슨 말로 인사를 해야 할지 궁리하다가 그만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
"행복 하세요", "부자 되세요", 보다도 더 적절한 말은 없을까요.
'관객과 배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무/조병화 (0) 2013.11.27 정란희 제2시집_<작은 걱정 하나 >출간 (0) 2013.11.14 고맙습니다_윤영찬 대표님 (0) 2013.10.27 모래톱을 건너며/알프레드 테니슨 (0) 2013.10.22 당신은 누구십니까 (0) 201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