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습 선집-길 위의 노래-봄눈관객과 배우 2014. 3. 17. 23:28
우리고전100선02정길수 편역
김시습 선집
『길 위의 노래』/김시습(1435~1493)
봄눈
하늘은 먹물빛, 땅은 은빛
천 점 만 점 이리저리 떠도네
창밖에 푸른 솔 누가 끗끗하다 했나?
밤새 새로 난 흰 털 덥수룩한데
아득히 먼 하늘
이윽고 번득여 매화 이마에 점을 찍네
매화 이마 단장하라 봄이 재촉하니
따스한 바람이 연지 녹여 떨구네
흙덩이 가르며 붉은 삽주 싹이 트고
눈 녹은 물이 푸른 이끼꽃 녹여 주네
짙은 구름 함부로 푸른 하늘 가리자
찬 기운이 차(茶)나무의 노란 새 눈에 침범하네
옛사람 글 읽을 적에는
옛사람의 글을 읽을 적에는
먼 옛날 일이라고 생각지 마라
이치를 따지는 말 내 스승 삼고
세상 보는 법을 옳게 배울 일
천 년이나 떨어져 있다 하지만
눈앞에 마주 앉아 얼굴 맞댄 듯
캐묻고 따질 일 생각나거든
그때마다 문법 별여 의심 풀게나
한 구절 반 구절 기억한다면
있는 힘껏 실천하며 길 좇아야지
꼼꼼한 공부가 가장 좋으니
밝은 길은 너를 속이지 않네
'관객과 배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규보 선집-욕심을 잊으면 새들의 친구가 되네-오월이 가면 (0) 2014.03.23 오리 부부의 어느 봄날/이원화 (0) 2014.03.23 이해인 수녀님 시 모음_9월의 노래 (0) 2014.03.16 3월 산수유나무를 아시나요?/이원화 (0) 2014.03.16 쇠별꽃은 봄까치꽃 곁에서 (0) 201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