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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차 한 모금/정란희관객과 배우 2014. 11. 3. 22:53
정란희 시집
『분수의 노래』중에서
산수유 차 한 모금
산수유 꽃잎은
향기로운 할 말이 참 많은가 보다
찻잔 가득이
부엉이는 울어대고
지난 겨울 벼랑 끝의 바위들
소금처럼 쏟아진다
수풀 끝에 기다리는 길 하나
적당한 온도로
지친 하루들을 어루만지며
젖은 시선을 잡고
산수유 향기에 취했나 보다
입에선 말을 삼키고
가슴 울리는 창백한 종소리
팽이 돌 듯 어지러워
산수유 꽃잎은
차 한 모금에 아직
할 말이 남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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