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7월의 캐롤

갑자기여인 2020. 7. 19. 16:11

 

 

   걷다 보면 지극히 작은 변화에 반가움이 순간 마음으로 뛰어듭니다.

   공원을 가로 질러 탄천의 돌다리를 건너 집으로 들어오는 데, 그곳은 온통 초록색 물감에 젖은 나무들이 활짝 몸을 펴 초록 하늘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눈을 높이 보며 몸을 360도로 회전해 보았습니다. 하늘은 보이지 않고 파란 작고 큰 잎들이 천정그림으로 그려져 있네요. 어지러웠지만 다시 돌았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그 속에서 반짝이는 빨간 물체가 보였습니다.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얕은 언덕을 올라 다가가보니 초록빛 단풍나무 속에 예쁜 빨간 단풍잎 한 가지가 신나게 흔들거리고 있네요. 안경을 벗고 쳐다보니 빨간 꽃별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 춤을 추는 듯합니다. 그 곁에 노란 인형, 파랑 초, 산타 할아버지, 솜으로 흰 눈을 붙이며 캐롤을 불러봅니다.

   빨간 단풍 가지를 이쪽저쪽에서 뛰며 폰에 담았습니다. 청 단풍 나뭇잎은 가을이 돼야 붉은 물이 드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데, 지금 이 속의 빨간 잎은 어떻게, 이것 또한 자연의 섭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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