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습니다수필은 시도다 2020. 10. 22. 21:49
수요일마다 아파트에 야채장이 섭니다. 늦은 시간에 나갔지요. 파장 시간이라 파는 물건인지 빈 상자인지 비닐 봉투인지 난장판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네요. 반으로 나뉘어진 생배추가 창피스레 몸을 꼬고 있었어요.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봅니다. 그 것을 얼른 사 들고 와 한켜씩 떼어 물에 담궜습니다. 그제서야 배추는 편하게 속살을 보이며 노랗게 빛을 냅니다.
노란 배추에 흰소금 뿌려 빨간 고추가루와 초록빛 쪽파를 버무리어 겉절이로 만들어 식탁에 놓으면 빛이 더 나겠지 하면서도 아침 밥상에는 누런 배추 된장국이 놓여 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듯 합니다.
'수필은 시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철이 가고 (0) 2020.11.06 단풍에서 나온 반달 (0) 2020.10.26 가을밤_나무 찾아서 (0) 2020.10.20 낙엽 놀이 (0) 2020.10.17 낙엽 (0) 20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