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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로 떨어진 잎들은 한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들입니다. 모두가 한 뿌리에서 자란 것
절대로 싸우지 않고 제 각각의 모양과 빛깔로 새벽 산책자와 마주합니다.
아마도 감광규 시인의 「나」를 읽었나 봅니다
나/김광규
살펴보면 나는/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나의 아들의 아버지고/나의 형의 동생이고/나의 동생의 형이고/나의 아내의 남편이고/나의 누이의 오빠고/나의 아저씨의 조카고/나의 조카의 아저씨고/나의 선생의 제자고/나의 제자의 선생이고/나의 나라의 납세자고/나의 마을의 예비군이고/나의 친구의 친구고/나의 적의 적이고/나의 의사의 환자고/나의 단골 술집의 손님이고/나의 개의 주인이고/나의 집의 가장이다
그렇다면 나는/아들이고/아버지고/동생이고/ 형이고/남편이고/오빠고/조카고/아저씨고/제자고/선생이고
납세자고/예배군이고/친구고/적이고/환자고/손님이고/주인이고/가장이지/오직 하나뿐인/나는 아니다
과연/아무도 모르고 있는/나는/ 무엇인가/그리고/지금 여기 있는/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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