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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있다/이원화

관객과 배우

by 갑자기여인 2012. 4. 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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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도 쓴 글이다. 수정  또 수정할 수도 있다. 아랫그림은 그때 그 행복이다)

바다가 있다/이원화

 

서로 다른 꿈 안고 삼 대가 여행을 떠나는 날

검은 구름 지붕 되어 뜨거운 햇빛 막아주고

물안개는 미시령 더위 쫓으려 춤을 춘다

 

 

속초

생선구이집 앞에서 식욕과 땡볕이 삼팔선 놀이를 할 때

비린내 속 빈자리에 생선처럼 엮여 주르르 앉고

고등어, 활열갱이, 송어가 누운 불판 아래 붉은 바다가 누워있다.

"이것을 다 잡았나요?"

안주인은 대답 대신 흘깃 바다를 본다

통통배가 통통 거리고

우리는 밀려가는 파도처럼 먹고 일어서는데

흔들흔들 꿈꾸며 낮잠 자는 고깃배가 흔들거린다

"...사랑도 이젠 소용 없네 나도 따라 삼포로 가야지..." 할머니가 한 곡조

뽑는데

"엄마, 지금 가는 삼포가 그 삼포가 아니거든",

"그래 그럼, ...바다로 가자 물결 넘실 춤추는 바다로 가자"

 

 

삼포

고추 내놓고 재롱피던 손자가 수영복 입으며 눈감으라고 소리친다.

바다가 웃고 있다

김연아보다 더 예쁜 비키니 손녀

파도와 추억을 반복해 찍어도 말없이 엑스트라가 되어주는

바다가 있다

해안가 모래 속에서

행복이 모래알처럼 반짝인다

갑자기 먹구름이 빗금으로 쏟아진다. 비를 피해

모래밭에 깔았던 비닐돗자리를 해병대 훈련식으로

머리 위에 펼쳐 네 귀퉁이를 하나씩 잡고 뛴다. 이 걸 보고

바다도 함께 달린다. 그 돗자리에 고인 빗물도 즐거워

녀석은 소나기가 더 왔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한다.

 

고성 통일안보공원에서

"저 쪽이 이북 땅이에요, 할아버지 고향이에요"

"그래 개학하면 DMZ을 발표해라"

저 건너 땅에도

손자와 할아버지를 품어주는 바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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