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데니보이/이원화

갑자기여인 2012. 3. 22. 23:37

 

 

 

 

 

 

 

 

 

데니보이/이원화

 

전쟁터로 폐허가 된 땅 서울로

부모 따라 돌아왔습니다.

이년 남짓한 피난국민학교와 작별인사

노래를 불렀지요

졸업을 며칠 남긴 마지막 음악시간에

편지 한 통 낙엽으로 날아왔습니다

'아 목동아를 부른 연희에게'

몽당연필처럼 짧은 내용이었지만

마지막 몇 글자 문신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제를 한 덩어리로 동여매고

자목련꽃나무 아래

연인같이 나란히 앉아

다시 그 노래를 부를까요

당신은

천재소년으로 풍성한 감성과 지성, 뜨거운 가슴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지요.

마지막까지

어둑어둑한 눈빛이어도

샘물처럼 고여 있는 그리움 펴내려하였다고

유고시집은 전해줍니다.

침묵한 세월 끝내고

당신 성공한 빛깔에서 빠진

나머지로

함께 하고 싶음을

이제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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