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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그리고 싶은 이야기/이원화한결문학회 2012. 6. 22. 16:39
만화로 그리고 싶은 이야기/이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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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불어온다
부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몇 초나 지났을까
"어머, 엘리베이터가 왜 움직이질 않지요"
"당신 뭐하고 있어, 버튼을 누르지 않고"
남편은 버럭 화를 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부부는 현관문으로 간다.
'삐~꺽'
남편이 현관문을 밀고 갔다
'따~악'
바로 뒤따르던 아내의 이마와 현관문이 부닥쳤다
"아앗",
아내는 소리쳤다.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앞으로 간다
남편이 좋아하는 국수를 먹고 들어온다
엘리베이터 앞에 낯설지 않은 여인이 서 있다.
남편은 재빨리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또 다른 한 손으로
U자를 그리며 먼저 타라고 한다.
그때다
여인은 아주 익숙하게 머리를 약간 숙이며 먼저 탄다
어이없는 광경에 부인은 벙벙하게 서 있다
여인은 9층에서 사뿐히 내린다.
"요즘 젊은 여자는 좋을 것 같아"하며 한마디 더 하려는데
남편은 손가락을 입에 대며 "쉿, 저 여자는 아주 고운 여자야, 고와" 라고 한다.
엘리베이터가 부부의 집 층에 닿았다.
서둘러 내리던 남편은 '벌러덩' 나가자빠진다.
잠잠하던 아내는 큰소리로 "여보, 왜 미끄러져서 사람 놀라게 해요"
청소하던 아줌마는 당황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눈을 감는다.
비눗방울이 봄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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