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문학회

한 번도 없었던 마음/박경우

갑자기여인 2012. 9. 3. 20:28

 

 

한 번도 없었던 마음

 

박 경우

 

 

 

네가 가만히 다가와

내 마음을 흔들 때

난 몇 번이고 고개를 저었지

 

 

나중에야 알았어

너를 부정한 그때

마음은 이미

너에게로 가고 있었다는 걸

 

 

움직이기 시작한 마음은

얼마나 빠르던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지

멈출 수가 없었어

 

 

너를 거치지 않고

내게로 오는 건 없었어

하늘에 떠도는 구름까지도

 

 

그런데

언제부턴가

조금씩 조금씩 사소한 일들이 생기고

알 수 없는 기운이 스며들곤 했지

 

 

처음부터 알았지만

멈출 수 없었던,

우리의 의지가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는 그것

이제 그 걸음을 멈춰야지

 

 

아직, 많은 것에서 너를 보고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에

정신을 놓을 때도 있지만

이젠 먼 그리움으로 남기려 해

한 번도 없었던 마음, 아름다운 날들을

 

네가 좋아할 나를 만들어 가며

내가 좋아할 너이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