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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두아들에게 - 젊은이 눈 흘기지 마라-

관객과 배우

by 갑자기여인 2012. 9. 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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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젊은이 눈 흘기지 마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무더운 여름이 쫓겨 가고 있구나.

   바람이 마음을 시원하게 먹고 움직여 주니 모두가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도 타인에게 시원함을 주는 가을바람 같으면 좋겠다.

 

   지금은 자정이 지난 시간이지만 잊어버리기 전에 너희들에게 쓰려고 한다.

   오늘 새벽 서울에 갔다가 오전 11시쯤 들어오는데 일어난 일이다.

 

   반포에서 경부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서울 IC 못미처 오른쪽으로 분당 판교 수지 방향으로 접어들었지.

   거기서 오른쪽은 외곽순환도로에서 분당으로 또는 부산 쪽으로 가는 차도가 있지,

   바로 그 지점에서 서울에서 들어오는 나는 판교IC 앞, 3차선으로 옮겨서 마지막 하이패스 푸른 선 위로 들어서야할 때,

   다시 말해서 수지 쪽으로 들어서야하는데 이동차량이 많았다.

   그때 나는 잘 끼어들지 못하고 있던 중 겨우 끼어들어서 가려고 하는데, 카니발? 차가 빵빵 경적소리를 내더라. 그리고 즉시

   내 차 앞에 자기 차로 가로막아 세우고 협박하듯 무섭게 큰 눈을 부라리더라. 물론 엄마가 빨리빨리 끼어들지를 못해서 답답하였겠지.

   자기의 진로를 방해 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이미 짐작을 하고 계속 머리를 굽히며 미안함을 표시했어.

   그런데도 이 청년은 부릅뜬 눈으로 세차게 흘겨보고 휑하게 가더라. 그 순간 나는 표현할 수 없는 허망함으로 핸들을 꽉 잡고

   청년이 사라진 그 길을 따라 갔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희들이나 그 젊은이는 늙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아니란다.

   너희들에게 부탁한다.

   운전하다가 좀 서툰 사람이나 우물쭈물하는 사람이 있으면 좀 비켜주면서 편히 차선을 바꿀 수 있게,

   손을 들어 들러오라고 여유를 주면 안 되겠니. 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고속도로 위도 아닌 인터체인지 앞에서

   여러 개의 문을 통과하는 하이패스 앞에서 말이다.

   아무튼 이런 경우를 만나거든 엄마,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양보 좀 하여라.

   더욱이 상대방이 미안함을 표시하면 즉시 받아들여 서로 용서하고 웃으면 좋지 않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실수 할 때도 있고 손해 볼 때도 있다. 자신의 입장에서 타인을 바라다만 보지 말고

   그 입장도 되어보고. 더군다나 상대가 사과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전혀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그저 화만 빨리 낼 줄 알았지, 상대의 사과를 어떻게 받고 어떤 모습을 대해야할지 모르는 너희들인 것 같다.

   '웃는 낯에 침 뱉으랴'라는 속담을 너희들도 알고 있지.

   좋은 낯으로 대하는 사람에게는 모질게 굴지 못한다는 말이다. 인젠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않는 것은 물론이지만

   서로가 이해하고 함께하며  남을 헤아리는 마음과 자세가 필요한 때다.

   이런 것이 글로벌 시대 젊은이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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