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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여대생에게 박수를 보낸다관객과 배우 2013. 10. 4. 22:01
엊그저께 시월이틀날 점심 때 오리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곁에 앉은 젊은 여성의 짧은 반바지 차림을 보고
공연히 감기 걸리지 않을까 염려하는 내표정을 읽었는지
그 여자는 미금역에서 내렸습니다.
정자역에서는 많은 사람이 내렸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거의 다 스마트씨와 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출발 직전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닫힌 문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만화의 한장면인가
지하철은 역을 떠나려고 하였습니다.
"어머! 어딜 눌러야지" 하며 허둥대기만 하는데
내 곁에서 책을 보던 여대생이 뛰어갔습니다.
언더우먼이 되어 두팔로 지하철 출입문을 열었습니다.
만화같이 끼어 있던 사람은 잽싸게 들어왔습니다.
출입문 앞에는 두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마네킹이었을까? 아무런 동요도 없이
그냥 서있기만 하였습니다.
제자리로 돌아온 그 여대생은 다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했어요를 반복했습니다.
그가 읽고 있는 책이 궁금했습니다. 웃으며 그 책 앞장을 보았습니다.
<연금술사>였습니다.
수내역에서 내리며, 또다시 수고했어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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