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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보내는 마지막 주말은 덥다못해 두려운 느낌까지 듭니다
지난 밤은
묵힌 동안이 오래 된 에어컨과 선풍기의 오래 오래 된 소리가 불면을 더하였습니다
아침을 넘겨서야 잠자리에서 일어나 남편보기가 민망,
빨리
빵을 굽고 과일을 깎았습니다
소나기가 한차례 다녀갔는데도
더위가 물러설지 않네요
알맹이보다 더 많은 옥수수, 수박껍데기를
버리러 나갔습니다
어디 시원한 곳이 없을까
2동 옆 유치원에 있는 목백일홍도 지쳐있고
비비추도 매미의 허물이 닥지닥지,
어디 시원한 곳은 없을까
1동과 2동 틈새에
담배꽁초가 깨진 그릇 속에서 골목을 지키고
맞바람이 있습니다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맞두레로 퍼서 올린 시원한 우물맛이었습니다
틈서리에 있는 수위실 뒷편
엷은 노랑색 송진이 흐르는 소나무에
새가
앉더라고요
광야의 무법자 총잡이처럼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습니다
이 녀석도 시원한 곳을 찾고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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