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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심
    관객과 배우 2016. 8. 6. 01:11

    ·이성복 지음(열화당)

     

     『끝나지 않는 대화』 시는 가장 낮은 곳에 머문다_대담

     『 어둠 속의 시』 1976-1985_시집

     『고백의 형식들』 사람은 시 없이 살 수 있는가_산문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시집

     

     

     

    '욕심이 부엉이 같다'는 속담이 있다

    온갖 것에 욕심을 부린다는 말이다. 내가 오늘 욕심을 부렸다

     

    동네 친구와 함께 우연히 동네 도서관을 찾아갔다

    동회사무소가 새건물을 짓고 이사한 후 도서관으로 바뀐 곳이다.

    별로 대수럽지 않게 생각했는데, 오늘 가보니 제법 깨끗하고 안정적이었다.

    어르신들과 엄마와 아이들, 성인으로 꽉 차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의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8월은 1인당6권을 대여해준다고 해서 위의 책을 빌려왔다

    이성복시인의 『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는

    오래 전에 읽고 큰 감동을 받았던 책이다

     

    4권을 2주 안에 다 소화할 수 있으까? 

     집에 새로 읽을 것도 3권이나 기다리고 있는데

    폭염 속에서 욕심을 내본다

     

     

     

    모 래 내 · 1978년

                                   이성복

     

    1

    하늘 한 곳에서 어머니는 늘 아팠다

    밤 이슥하도록 전화하고 깨자마자

    누이는 또 전화했다 혼인날이 멀지 않은 거다

    눈 감으면 노란 꽃들이 머리 끝까지 흔들리고

    시간은 모래 언덕처럼 흘러내렸다

    아, 잤다 잠 속에서 다시 잤다

    보았다, 달려드는 , 눈 속으로, 트럭, 거대한

     

    무서워요 어머니

    --------애야, 나는 아프단다

     

     

    2

    어제는 먼지 앉은 기왓장에

    하늘색을 칠하고

    오늘 저녁 누이의 결혼 얘기를 듣는다

    꿈 속인 듯 멀리 화곡동 불빛이

    흔들린다 꿈 속인 듯 아득히 기적이 울고

    웃음 소리에 놀란 그림자 벽에 춤춘다

     

    노새야, 노새야 빨리 오렴

    어린 날의 내가 스물 엷어 살의 나를 끌고 간다

    산 넘고 물 건너 간다 노새야, 멀리 가야 해

     

     

    3

    거기서 너는 살았다  선량한 아버지와

    볏짚단 같은 어머니, 티밥같이 웃는 누이와 함께

    거기서 너는 살았다 기차 소리 목에 걸고

    흔들리는 무우꽃 꺾어 깡통에 꽂고 오래 너는 살았다

    더 살 수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우연히 스치는 질문------ 새는 어떻게 집을 짓는가

    뒹구는 돌은 언제 잠을 깨는가 플잎도 잠을 자는가,

    대답하지 못했지만 너는 거기서 살았다 붉게 물들어

    담벽을 타고 오르며 동네 아이들 노래 속에 가라앉으며

    그리고 어느날 너는 집을 비워 줘야 했다 트럭이

    오고 세간을 싣고 여러번 너는 뒤돌아 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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