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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 시집 <하루 또 하루>_다섯번째 누나수필은 시도다 2019. 5. 16. 19:01
김광규 시집
《하루 또 하루》
다섯째 누나/김광규
3남 4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어머니 일찍 여의고
아줌마 같은 손위 누나들 틈에서 자랐다
어느새 나도 늙었고 이미
몇몇 형과 누나는 세상을 떠났다
어느 날인가 노각 오이 같은 영감태기에게
잔소리하는 노처의 얼굴을 쳐다보니
문득 둘째 누나 모습이 떠올랐다
김치 맛있게 담그고 바느질 잘하고
부지런한 살림꾼이었던 그 누나가
막내동생 야단치던 때와 똑같다
나이 들면서 또 하나 깨닫느니
마누라가 누나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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