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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_김진영의 애도 일기 몇편수필은 시도다 2019. 7. 14. 00:13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아침의 피아노』 중에서
◇ 길가에 차를 세우고 음악을 듣는다.
끊어지고 이어지는 음들, 가라앉고 떠오르는 음들
누군가는 말했었다
"음 하나를 더하면 기쁨이 되고
음 하나를 빼면 슬픔이 되는 것,
그게 인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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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울은 옥중 편지에 썼다.
"내 마음을 고백하자면 저는 죽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소망을 뒤로 미릅니다.
그건 여러분들이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 강의에서 말했었다.
나를 위해 쓰려고 하면 나 자신은 너무 보잘 것없는 존재라고.
그러나
남을 위해 쓰려고 할 때
나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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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모니는 관계다
관계는 모두가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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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은 불 꺼진 적 없는 아궁이
나는 그 위에 걸린 무쇠솥이다
그 솥 안에서는 무엇이 그토록 끓고 있었을까
또 지금은
무엇이 끓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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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제주 해녀들
리포터가 묻는다. "물에 올라오면 그렇게 허리가 아픈데 어떻게 바다 일을 하시나요?"
늙은 해녀가 말한다.
"물질을 사람 힘으로 하는가.물 힘으로 하는 거지……"
위기란 무엇일까 그건 힘이 소진된 상태가 아니다
그건 힘이 농축된 또 하나의 상태이다. 위기가 찬스로 반전되는 건 이 힘들의 발굴과 그것의 소용이다
나는 아직 그걸 모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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