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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_<수필은...>(5)수필은 시도다 2019. 11. 22. 20:40
윤재천 엮음· 김 종 그림(5)
『수필은…』인간내면의 심적 나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수필은 시의 대지
이근배(시조시인, 예술원 회원)
수필은 시의 어머니다. 어머니의 태속에서 자라고 태어나서 젖을 먹고 크는 아이다. 수필은 시의 대지다. 대지는 산과 강을 낳고 산과 강은 나무와 풀을 낳고 그 나무와 풀에 열리는 꽃과 열매가 시다. 한 편의 시를 얻기 위해서는 수필의 대지를 지나야한다. 수필 속에는 시가 있고 시의 살과 뼈에는 수필의 피가 흐른다. 그러므로 수필과 시의 관계는 닭과 달걀에 비유될 수 있다. 어느 것이 먼저인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오늘의 한국 수필
임헌영(평론가,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산문문학은 철학의 아버지고 역사의 어머니에 시와 소설의 맏형이다.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연조 깊은 장르였지만 지금은 자손들의 고대광실에 셋방살이 하고 있는 처지다. 수필가여, 분발하시라
*수필은 배꼽
장석주(시인, 인문학 저술가)
수필은 배꼽이다.
타고난 바대로 쓴다. 피의 기질이 드러난다. 수필은 수박이다. 녹색 안에 이토록 붉은 세계가 숨어 있다. 수필에는 놀라운 인생의 진실은 물론이고, 달콤한 멜랑콜리, 인생 성찰이 있어야 한다.
*풍경화이며 자화상
조재은(수필가, 현대수필 주간)
수필은 과거와 숨 가쁜 지금, 물음표인 미래를 잇는 수직선과 긴 시간 함께 걸었던 사람들의 물기 어린 눈빛, 미소를 수평선으로 품고 있다.
수직과 수평, 그 위에 생각이 조각들이 곡선으로 어우러져 물감 풀어 풍경화를 그린다. 세밀히 봐야 할 자신은 한 점으로 작아져서 벼린 마음으로 돋보기 비추며 자화상을 그린다.
*닫힌 대문 빗장을 여는 그리움
지연희(수필가,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수필은 먼 기억의 통로를 지나 닫힌 대문 빗장을 열고 서서히 다가서는 그리움이다. 그 그리움의 깃을 여는 회억 속에는 시간과 시간으로 직조한 질퍽한 삶들이 아름다운 나비 떼의 유희로 다가선다. 수필은 지난 시간 속에 묶인 희미한 기억의 올로 짜는 그리움이며, 다시금 기억 속에 묻힐 현재와 찬란한 미래를 여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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