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를 쓰고 무작정 걷기로 했다. 그 동안 무릎에 이상이 생겨서 마음 놓고 걷지를 못했는데
3월 막바지, 봄 물든 버드나무와 냇물에 비친 버드나무가 서로 자기가 진짜라고 우겨도
그 대답은 할 수가 없을 정도, 한컷 찍고
구미교까지 걸었더니 발바닥은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다.
조심스레 되돌아서 재건축하는 아파트 틈길로 걷는데, 그 담벽에 느티나무와 산수유 꽃이 속삭이고 있다.
큰 기쁨을 안고 봄과 함께 그냥 걷는다.
'수필은 시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꽃잎 (2) 2024.05.05 민들레 홀씨 잡고서 호→후↗↗ (2) 2024.04.27 길바닥보다 벽을 좋아하는 끝가을, 메타쉐콰이어 (2) 2023.12.01 122번 길에 핀 풍선덩굴 (0) 2023.09.23 어딘가 걸려 있고 싶다 (0) 2023.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