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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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수필은 시도다 2022. 3. 25. 12:02
이 녀석들 13층까지 올라와 할머니에게 포토 에세이 자료를 만들어주고 있네 할아버지 버럭 소리친다. "빨리 날아가라 똥 싸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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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_정재찬관객과 배우 2022. 3. 23. 18:08
《시를 잊은 그대에게 》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지음 기다리다 상식을 뒤집은 것이 상식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상당하다. 생텍쥐페리Saint-Exupery,1900~1944의 《어린 왕자》도 바로 그런 경우, 처음 읽었을 때는 상식 밖 인물이었던 '어린 왕자', 그도 이제는 하나의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인지가 바뀐다고 해서 곧장 습관이나 태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상식적으로' 인정하기 힘들다. 《어린 왕자》 속 '여우'의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는 이가 네시에 온다면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라던,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될 거라면 여우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다린다는 것을 "어느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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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 진 자리/나태주관객과 배우 2022. 3. 23. 15:44
산수유꽃 진 자리/나태주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누구에겐가 말해주긴 해야 했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히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테 들려주고 놀러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 줄 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 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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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_네 생각 외 1편관객과 배우 2022. 3. 19. 23:44
네 생각 눈 부비며 일어나 칫솔짓을 하다가 신발을 신으며 고개를 들다가 창밖을 보다가 말을 하다가 웃다가 기침을 하다가 네 생각이 난다 해일처럼 밀려온다 그 높은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나는 운다. 네 머리에 나비가 앉으면 리본이 되지 방 안에 피어 있는 꽃병의 꽃 정말 예쁘고 탐스러운데 왜 나비가 날아오지 않는 거지? 유리창을 닫아서 나비가 오지 못하는가보다 창문을 열어도 나비는 오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한 마리 나비도 오지 않는다 그래그래, 아파트가 너무 높아서 그럴 거야 나비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으니까 혼자 날아서 1층 위로 2층 위로 3층 위로 나비는 높이 날아야 하는데 그만 지쳐버렸나봐 방 안이 아니라 언젠가 흙 위에 꽃밭을 만들자 아빠는 땅을 파고 엄마는 꽃을 심고 너는 물을 줘야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