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향기
이 록
얼어붙은 땅속에서 향기를 내뿜지도 못하며
화려한 눈꽃송이로 흩날리지도 못하고
늦은 나이에 잉태하듯 조심스런 여인 되어
얇은 가슴을 벌들의 놀이터로 내어 놓고
조용히 참고 있는 사과꽃
예천 땅을 덮고 있는 흰 밭의 향기는
코로 들어오지 못하고 가슴으로 배어듭니다
팔 벌린 굵은 가지 끝에 떨며 매달려
가을 오기만 기다리는 사과꽃
↗ 5월 5일 예천 '에플 농장'에서 갑자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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