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사과꽃 향기

갑자기여인 2011. 5. 16. 20:00

 

사과꽃 향기

 

                                   이 록

 

 

얼어붙은 땅속에서 향기를 내뿜지도 못하며

화려한 눈꽃송이로 흩날리지도 못하고

늦은 나이에 잉태하듯 조심스런 여인 되어

얇은 가슴을 벌들의 놀이터로 내어 놓고

조용히 참고 있는 사과꽃

 

예천 땅을 덮고 있는 흰 밭의 향기는

코로 들어오지 못하고 가슴으로 배어듭니다

팔 벌린 굵은 가지 끝에 떨며 매달려

가을 오기만 기다리는 사과꽃

 

                         

 

 

 

 

 

 

 

 

 

 

 

 

 

 

 

 

 

↗ 5월 5일 예천 '에플 농장'에서 갑자기 촬영

'관객과 배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형도 시인의 '꽃'  (0) 2011.05.30
민들레 속씨되어  (0) 2011.05.29
또하나-통영 바닷가의 연등  (0) 2011.05.10
연등(燃燈)  (0) 2011.05.10
꽃길에서...이록(以綠)  (0) 201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