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길가 어느 곳에든지 금계국(錦鷄菊)이 피어 있다
옛적에,
막내딸이 입을 진노란색 양단 저고리의 빛깔이다.
구정 설날 아침에 새로 입고, 세배하며 즐거워할 딸부자집
울 엄마는 일곱가지 다른 색의 저고리를 지으셨다
한참이나 말없이,
내가 태어나 자란 곳에 머물러 있었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빈 집이었다
그곳의 알싸한 낡은 공기는 눈물로 변한다
돌아서는데,
개미가 내 저고리 위에서 어쩔줄 모르고 왔다갔다 한다
아무리 털어도 진눈깨비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지나간 기억들 다 털어버리고
세상의 것
다 털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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