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딸에게/이원화

갑자기여인 2011. 6. 2. 21:38

 

 

 

 

딸에게/이원화

 

 

 

                                               

막내야, 나의 삶은 어린 남편과 칠남매 거느리고

신의주에서 제주도까지, 길 위에서도 자식 잃으며

한마음으로 뛰었었다

전쟁과 피난, 절망과 희망의 주인공이듯 밤낮없이 뛰었다

막내야, 슬픔과 고통도 모두 아름다웠다

어린 막내야, 이제 반세기 동안 멀리 떨어져 있구나

내 영혼과 바꾸어도 아깝지 않을

내 막내야, 너의 만년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뜨겁게 살다 오렴

살아있는 생명은 눈부시게 찬란한 것

너를 잉태할 때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고 있지

마음과 몸에 온 열정 쏟아붓고

다시 피어나라

무엇을 주저하고 망설이니

막내야, 너의 삶은 너의 것이다

행여나, 그리지 못하는 그리움을 찾아

울거나 잠 못 이루는 밤을 갖지 말아라

다만, 하늘빛 과꽃이 피거든

거기 내 사랑 있으니 찾아보렴

막내야, 내 곁으로 올 때

이름표를 꼭 달고 오너라

사랑한다, 내 막내딸아

 

 

 

 

 

 

 

                                                                                  2011년 5월 26일 집 앞에서 갑자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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