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문학회

무인도/김문한(한결문학회 동인)

갑자기여인 2012. 10. 9. 19:52

무인도

 

김문한(한결문학회 동인)

 

 

검은 바다 물결 헤치며

사람들과 같이 고기를 잡았다

고기잡이가 끝나 소주잔을 체우고

마치 모두가 하나인 것처럼

수고했다고 술잔을 마주치며

건배를 했다

내 얼굴이 소주잔에 비칠 때

나는 누구에게 기댈 수 없는

망망한 술잔 속에 갇혀있는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져 돌아갈 때

내 그림자를 아무리 밟으려 해도

밟을 수 없으며 그림자에게도

기댈 수 없는 혼자임을 깨닫고

갑자기 외로워졌다

하늘에는 많은 별이 반짝이고

주변 파도소리는 요란한데

술 취한 나를 부추기는 사람이

하나 없는 섬은 너무나도 쓸쓸하다

그러나 인생이란

누구나 자기만의 섬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갈매기야 울지 마라

파도야 잠잠해다오

섬 속에 갇혀 살아가지만

나 사랑과 정성을 다하여

이 무인도를 신비한 섬으로 만들겠다